스테이블코인이란 무엇인가
가격이 거의 움직이지 않는 암호화폐가 왜 존재하는가, 그리고 그 안정성을 어떻게 만들어내는가. USDT 와 USDC 의 차이, 그리고 페그가 깨질 수 있는 조건까지 정리합니다.
스테이블코인은 가격을 특정 자산(주로 미국 달러) 에 연동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입니다. 다른 암호자산과 달리 시세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코인" 이라는 명칭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1 달러 근처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습니다.
설계 배경은 단순합니다. 암호화폐 시장 안에서 "현금에 준하는 가치 단위" 로 사용할 수 있는 자산 이 필요했기 때문에 만들어졌습니다.
왜 필요한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거래소에서 매도하면, 통상 달러나 원화 같은 법정통화로 정산됩니다. 그러나 은행 송금은 시간이 걸리고, 24 시간 거래되는 암호화폐 시장과 달리 은행 영업시간은 제한적입니다.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정산이 지연됩니다.
스테이블코인은 이 간극을 메꿉니다. 비트코인을 매도하고 USDT 로 받으면, 가격은 1 달러 근처에서 유지되고, 자산은 거래소 안에 머무르며, 다른 코인으로 즉시 다시 매수할 수 있습니다. 은행 시스템을 거치지 않는 "디지털 달러" 로 기능합니다.
어떻게 1 달러를 유지하나
가격을 1 달러에 연동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흔한 두 가지를 살펴봅니다.
법정통화 담보 (USDT, USDC, USDS)
발행사가 1 USDT 를 발행할 때마다 1 달러 가치의 자산(달러 예금, 미국 국채 등) 을 준비금으로 보유합니다. 사용자가 USDT 를 발행사에 환매하면 1 달러를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이 "교환 약속" 이 가격을 1 달러 근처에 묶어두는 메커니즘입니다.
가장 큰 두 발행사는 Tether(USDT) 와 Circle(USDC) 입니다. Tether 는 분기별 attestation(준비금 검증 보고서) 을, Circle 은 월간 준비금 보고서를 공개합니다. Circle 은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미국 규제 환경에서 운영됩니다. Tether 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및 홍콩에 법인을 두고 있으며, 거래량과 유동성에서 USDC 보다 큽니다. 미국에서는 2024 년 발의된 GENIUS Act (Guiding and Establishing National Innovation for U.S. Stablecoins Act) 등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이 논의되고 있으며, 준비금 요건 및 발행사 라이선스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암호자산 담보 (DAI, GHO)
법정통화 대신 다른 암호자산(주로 이더리움) 을 담보로 묶어두고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합니다. 담보 자산 가격이 변동하므로 통상 150% 이상 과담보를 설정합니다. 예를 들어 100 달러어치 DAI 를 발행하려면 150 달러어치 이더리움을 묶어둡니다. DAI 는 MakerDAO 가 발행하며, GHO 는 Aave 의 스테이블코인으로 2023 년 7 월 출시되었습니다. 2024 년에는 Sky(구 Maker) 가 DAI 의 리브랜딩 격으로 USDS 를 도입했습니다.
이 방식은 은행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는 구조이지만, 담보 가치가 급락하면 자동 청산이 발동되어 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습니다. 2020 년 3 월의 시장 급락 시 이 메커니즘이 실제 작동했습니다.
알고리즘 기반 — 사실상 사라진 방식
담보 없이 알고리즘만으로 가격을 유지하려던 시도가 있었습니다. 2022 년 5 월 9-12 일 Terra/UST 가 며칠 만에 1 달러에서 몇 센트로 무너지면서 시장에서 사실상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이 사건은 알고리즘 방식이 신뢰 기반 환매 압력(bank run) 에 취약하다는 점을 드러냈습니다.
페그가 깨지면 무슨 일이
평상시 USDT 와 USDC 는 대체로 1 달러에서 ±0.1% 이내로 움직입니다. 시장 스트레스 시 ±0.5% 정도 이탈하기도 하지만, 대개 단시간 내에 회복됩니다.
발행사 자체에 신뢰 문제가 생기면 이탈 폭이 커집니다. 2023 년 3 월 10-11 일 USDC 는 약 0.87-0.88 달러까지 하락했습니다. 발행사 Circle 이 준비금 일부를 Silicon Valley Bank(SVB) 에 예치하고 있었는데, 해당 은행이 파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환매 요청이 집중되었기 때문입니다. 3 월 12-13 일 미국 FDIC 와 연방준비제도가 SVB 예금 전액 보장을 발표한 뒤 USDC 는 1 달러 근방으로 복귀했으나, 그 기간 USDC 를 페그된 자산으로 가정하던 다른 프로토콜들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것이 스테이블코인 구조의 핵심 위험 요인입니다. 평상시에는 안정적이지만, 발행사·담보 자산·은행 시스템 중 한 지점에 문제가 발생하면 동시에 영향을 받습니다.
CubeSphere 에서 추적하는 것
CubeSphere 의 Stablecoins 카테고리 에서 주요 스테이블코인들의 시가총액·유통량·24 시간 거래량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카테고리 전체 시가총액의 흐름 은 자주 관찰되는 지표입니다. 전체 스테이블코인의 시가총액이 증가하면 시장에 신규 유입된 자금이 늘었다는 해석이 가능하고, 감소하면 자금이 유출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다만 페그 일시 이탈, 발행사의 발행/소각 정책 변경 등 다른 요인으로도 시가총액은 변동하므로, 단일 지표만으로 결론을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흔히 헷갈리는 것
"USDT 와 USDC 중 어느 쪽이 더 안전한가요?" 두 코인 모두 대형 발행사가 운영합니다. USDC 는 미국 규제 환경에서 운영되며 월간 준비금 보고서를 공시한다는 점에서 투명성 측면의 평가가 자주 언급됩니다. USDT 는 거래량과 유동성 규모가 더 크고 분기별 attestation 을 제공합니다. 두 코인은 발행 주체, 규제 관할, 준비금 구성에 차이가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이 이자가 붙는다는데 사실인가요?" 스테이블코인 자체에 이자가 자동으로 붙지는 않습니다. 일부 DeFi 프로토콜이나 거래소가 예치된 스테이블코인을 다른 사용자에게 대출하여 발생한 이자를 예치자에게 분배하는 구조를 제공합니다. 일반적으로 제공 이율이 높을수록 해당 프로토콜의 신용 위험 또는 스마트 컨트랙트 위험도 함께 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국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왜 거의 없나요?" 기술적 제약이 아닌 규제적 제약 때문입니다. 원화 가치를 1 대 1 로 보장하는 토큰을 발행하려면 한국 금융당국의 명확한 인가가 필요한데, 2026 년 현재 해당 규제 프레임워크가 정비 단계에 있습니다. 시장에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다수를 차지하는 배경 중 하나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더리움과 스마트 컨트랙트 를 다룰 예정입니다.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 으로 비유된다면, 이더리움은 "프로그래밍 가능한 분산 컴퓨터" 로 비유되는 이유를 설명합니다.